
이헌재·스포츠부 차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한 관계자도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 “대화가 될 만하면 담당자가 바뀐다. 누구와 얘기해야 좋을지 모를 때가 많다”고 했다.
평창 올림픽 개최가 약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지려 하고 있다. 30일 평창 조직위와 강원도 등에 따르면 올림픽 시설 총책임자인 김상표 시설사무차장(60)의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김 차장은 이 모든 과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시설 전문가다. 강원도 경제부지사 등을 지냈던 그는 2014년 초부터 평창 조직위에 합류해 시설 건설 및 관리 등을 책임져 왔다. 지난해부터 치러진 테스트 이벤트 등을 통해 평창 올림픽 시설물들은 IOC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막바지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때 관련 책임자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조직위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올림픽이 코앞인데 무리한 인사를 강행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조직위 내에서는 강원도가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공무원 정년(60세)이 되는 김 차장 대신 새 인물을 이 자리에 앉히려 한다는 시각이 있다. 최종 인사권을 갖고 있는 조직위 역시 김 차장 교체를 묵인하는 분위기다.
김 차장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 정년과는 관계가 없다. 지난해 4월 조직위와 2년 계약을 해 계약 기간도 남아 있다. 김 차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리에 대한 미련은 없다. 지난 3년간의 시설 관련 노하우가 이렇게 묻히는 게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이헌재·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