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늘고, 美-유럽도 판매 호조… 1~4월 내수 판매도 25%이상 늘어
요즘 건설장비 업계가 뜨겁습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올 4월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건설기계가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현대건설기계는 경쟁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물론이고 볼보건설기계에도 밀릴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5월 굴착기 판매량에서 근소한 차이지만 1위에 올라섰습니다. 건설기계산업협회에서 최근 5월 굴착기 판매대수를 잠정 조사한 결과에서 333대를 판매해 327대를 판 두산인프라코어에 앞선 것입니다. 명실공히 국내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저력을 생각하면 현대건설기계가 계속 그 자리를 지키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이런 변화에 눈이 가는 것은 국내외 건설장비 시장이 전체적으로 살아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올 1∼4월 건설장비 내수 판매량은 1만 대를 넘기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늘었고 4월 수출도 5291대로 지난해에 비해 2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건설장비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다양한 건설·토목 프로젝트로 수요가 커지고 있고 미국·유럽 등도 예상을 웃도는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만난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이렇게 수요가 늘면서 울산 공장에서 야근과 잔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줬습니다. 여전히 현대중공업과 같은 지역에 있지만 일감이 갈수록 줄어 걱정인 조선이나 해양플랜트 부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입니다. 2007년 북미 건설장비 시장 1위 업체인 ‘밥캣’을 인수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두산인프라코어도 최근 두산밥캣 서브브랜드인 ‘어스포스’ 제품의 중국 현지 생산을 시작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는 조선업보다 규모가 크다는 건설장비 업계는 대규모 토목 공사 등에 따라 수요 변화가 큽니다. 그런 건설장비 업계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다시 도약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산업은 저마다 시기별로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건설장비 업계처럼 다른 부문에도 햇볕이 들어 “우리도 일손이 모자란다”는 얘기를 듣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도형·산업부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