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영 “폭행 합의금 300만원 개인 차원 빌려줘… 대가는 없었다” KBO “승부-경기 조작과는 무관” 다음날 경기에선 두산이 4-2 승리… 상벌委, 올 3월 논의후 공개 안해
프로야구 두산 대표이사가 2013년 10월 플레이오프 직전 심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한 인터넷 매체는 2013년 플레이오프 1차전 하루 전인 10월 15일 두산 구단 관계자가 심판 A 씨에게 현금 300만 원을 건넸다고 보도했다. A 씨는 다음 날 플레이오프 1차전 구심을 맡았고, 그 경기에서 두산은 4-2로 이겼다. 두산은 그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에 패해 준우승했다.
해당 관계자로 밝혀진 두산 김승영 대표이사는 이날 관련 내용에 대해 사과했다. 두산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A 씨는 음주 중 싸움에 휘말려 합의금 조로 300만 원이 필요하다며 그날 밤늦게 김 대표에게 연락했다.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A 씨와 오래 알고 지냈던 김 대표는 피해자라고 언급된 제3자의 통장에 300만 원을 송금했다. 김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급히 합의금이 필요하게 됐다며 돈을 빌려달라는 해당 심판의 호소에 숙고할 겨를 없이 개인계좌에서 급히 인출해서 빌려주게 되었다”며 “당시의 금전 대여가 KBO 규약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며, 사려 깊지 못했던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한다. 그러나 어떠한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은 전혀 아니며 전적으로 개인적 차원의 행위였음을 거듭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대가성 여부를 떠나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는 야구규약에 위반된다. 또한 KBO는 올해 3월 KBO 상벌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논의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KBO 관계자는 “작년에 관련 내용이 알려져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9일에도 문체부에서 3월 상벌위원회 자료를 보고 싶다고 요청이 와서 다음 주 초 관련 경위보고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과 KBO는 “돈을 준 것은 맞지만 개인적인 거래였을 뿐 승부 및 경기 조작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승부 조작과 관련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