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훈 출판평론가
도서전은 영어로 북페어(book fair)라 한다. ‘페어’는 정기 시장, 축제일 겸 장날, 전시회, 박람회, 견본 시장 등을 두루 뜻한다. 요컨대 도서전은 출판산업과 독서축제 측면을 겸한다. 런던도서전과 미국의 북엑스포아메리카는 출판산업, 파리도서전은 독서축제 측면이 강하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종합적이다.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도서전은 종합문화축제 성격에 문학 분야가 강점이며, 이탈리아의 볼로냐 아동도서전처럼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도서전도 있다.
북한에도 도서전이 있을까?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돌 경축 국가도서전람회’가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개최되어 출판물 1만여 종 2만여 부가 전시되었다. 국제도서전으로는 평양 국제과학기술도서전람회가 있다. 작년 제10차 전람회에는 20여 개국의 각종 단체와 유네스코,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 북한 주재 각국 대사관 및 국제기구 대표부 등에서 내놓은 출판물이 전시됐다.
출판사가 참여한 본격적인 첫 도서전은 1954년 11월 21∼27일 독서주간에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도서전시회였다. 62개 출판사에서 출품한 776종 1075권이 전시되었다. 같은 달 11월 14∼21일에는 주한 미국 공보원에서 미국 교육사절단과 국립도서관의 협조로 아동도서전시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2017년 제23회 서울국제도서전이 작년의 두 배인 20만 관람객이 찾으면서 성황을 이루었다. 내년 2018년은 ‘책의 해’이다. 이러한 계기들을 바탕으로 독서와 출판의 중흥기가 열리길 기대해본다.
표정훈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