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엽 한남대 한국군가정책연구소 부소장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슬람국가(IS)에 의한 동시다발 테러로 132명이 사망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016년을 ‘라 마르세예즈의 해’로 선포했다. 프랑스 국민들이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잘 부르도록 하겠다고 했다. ‘라 마르세예즈’는 1792년 프랑스대혁명 시기에 만들어진 군가다.
재작년 우리 군에서는 흥미로운 설문조사가 있었다.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서 ‘군가보다 가요를 부를 때 더 힘이 솟는다’는 답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군가 교육이 잘못됐다는 방증이다. 각 군에서 최전방 부대 장병들의 정신무장과 사기앙양을 위한 집중교육을 할 때도 군가보다 일반가요에 의존하고 있다. 군악연주회에서도 군가는 형식적으로 몇 곡 연주할 뿐이다.
새 정부가 추진코자 하는 국방개혁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것은 올바른 군대 문화를 정립하는 것이다. 군가의 가치도,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 제대로 된 군대인지 의문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국가 위기에 왜 ‘라 마르세예즈’ 부르기 운동부터 시작했는가. 225년 전 침공하는 적들에 맞서 싸우며 불렀던 군가를 통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던 것이다. 값비싼 무기를 들여오는 것보다 정신이 바로 선 군대가 더 절실하다.
정성엽 한남대 한국군가정책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