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을 카피하다’ 결말부 장면. 동아일보DB
그의 영화는 모두 서울 새문안로의 한 극장에서 봤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를 그곳 소상영실에서 본 건 15년 전 겨울이다. 엔딩 크레디트 첫머리가 올라오던 순간의 먹먹함이 아직 고스란히 만져진다.
영화주간지 사진에서 보던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얼굴을 실제로 마주한 건 7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사랑을 카피하다’ 언론간담회에서였다. 글 쓰는 남자와 그의 책을 읽은 여자가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만나 하루 동안 ‘부부인 척’ 역할극을 벌이는 내용이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