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풍 신임 대표이사를 포함한 구단 직원들이 4일 잠실야구장 kt전에 앞서 그라운드에 함께 서서 전 대표이사와 심판간의 규약을 어긴 금전 대여에 대해 팬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4일 kt-두산전을 앞두고 찾은 잠실구장의 공기는 여느 때와 달리 무거웠다. 2일 터진 두산 김승영 전 사장과 전직 A심판의 2013년 금품수수 사건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산으로선 내홍이 계속된 이틀이었다. 2일 사건 보도 이후 김 전 사장의 이름으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김 전 사장이 3일 책임을 지고 사장직을 내려놓았다.
같은 날 두산은 곧바로 그룹 종합광고사인 한컴 전풍(62)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만간 구단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공식취임할 예정인 전 사장은 4일 잠실구장을 찾아 관계자와 함께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취임 준비에 나섰다. 그간 야구계와는 인연이 없었던 터라 더욱 발 빠르게 업무 인수에 들어간 모습이다. 비(非) 야구계 출신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구단의 수장인 대표이사가 시즌 도중 교체된 만큼 흐트러진 구단 분위기를 바로잡아야하는 과제가 급선무다. 전임 김 사장의 공백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김 전 사장은 1991년 그룹 계열사에서 야구단으로 자리를 옮긴 뒤 25년 넘게 구단 살림에 관여했다. 2011년부터는 6년 가까이 사장직을 맡은 만큼 당장 생길 경영공백을 차근차근 메워야한다.
한편 전 사장은 이날 경기에 앞서 구단 임직원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전 사장은 “이번 일로 팬들께 너무 큰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스럽다. 앞으로 두산은 클린베이스볼에 앞장서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