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냄새를 맡지 못하면 살이 찌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후각을 조절하는 방식의 신개념 비만 치료제가 나오리란 기대다.
앤드루 딜린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팀은 후각 능력을 잃은 쥐의 체중 감소 효과를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해 국제학술지 ‘셀 대사(Cell Metabolism)’ 6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지방 식이를 통해 실험쥐를 비만하게 만든 뒤,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의 쥐들만 후각 신경세포(뉴런)를 제거했다. 이 후에도 두 그룹에 같은 양의 음식을 먹였지만 몸무게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일반 쥐의 평균 체중은 49g인 반면, 냄새를 맡지 못하는 쥐의 체중은 33g이었다. 3분의 1가량 체중이 줄어든 것이다.
체중 감소는 대부분 지방세포가 연소하며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냄새를 맡지 못하는 쥐의 지방 축적량 변화를 살펴본 결과, 좋은 지방인 ‘갈색 지방’이 연소하며 몸 속 지방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나쁜 지방으로 꼽히는 ‘백색 지방’은 갈색 지방으로 변화한 뒤 연소됐다.
연구진은 교감신경계에서 ‘아드레날린’ 호르몬의 분비가 활발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드레날린은 지방세포로 흡수되면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
딜린 교수는 “후각 신경세포의 기능 상실이 교감 신경계를 어떻게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사람에게도 비슷한 기작을 보이는지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예슬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