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장마철 시민 큰 불편
“보기만 해도 덥네”… 건물외벽 가득 에어컨 실외기 5일 전국 곳곳에 35도 내외의 찜통더위가 나타난 가운데 서울 중구의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들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그렇게 쏟아붓거나, 한순간에 푹푹 찌네요.”
5일 장맛비가 주춤해진 반면 전국에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찾아오자 “무슨 날씨가 이렇게 극단적이냐”는 시민들의 하소연이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4.6도나 됐다. 경기 안성 35.2도, 경기 광주 35도, 대구 34.8도 등 전국 곳곳에서 35도 내외의 무더위가 나타났다. 경북 경산은 낮 최고기온이 35.8도로 전국에서 가장 더웠다.
반면 6일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7일은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곳에 따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시간당 2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는 만큼 비 피해에 주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왜 장마로 물폭탄이 떨어지다가 갑자기 불볕더위가 나타날까? 올해 유난히 극단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장마전선’ 탓이다. 장마전선은 북쪽의 건조한 ‘오호츠크해 기단’과 남쪽의 따듯하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돌하면서 그 사이에 형성된다. 장마전선은 두 공기 덩어리 사이에 끼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한반도 위에 고르게 장맛비를 뿌린다.
하지만 3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 올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지 못하고 중부지방에 갇히게 됐다. 이에 2, 3일 전국에 고르게 뿌려져야 할 장맛비가 중부지방에 쏟아졌다. 반면 난마돌이 일본 쪽으로 향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 밑을 받치던 힘이 빠르게 사라졌다.
이로 인해 중부지방에 있던 장마전선이 급격히 남해상으로 물러나면서 북쪽의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따뜻한 기류가 한반도를 덮음과 동시에 구름이 적어 일사량이 많아지면서 폭염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기상청 김성묵 전문예보분석관은 “당분간 폭우가 쏟아지거나 비가 멈추면 폭염이 바로 나타나는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