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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보루’ 락까마저 뚫려… IS 붕괴 초읽기

입력 | 2017-07-06 03:00:00

美 지원받는 시리아민주군 진입… 8개월만에 도심 들어가 시가전
IS, 주민들 방패삼아 격렬저항… 핵심지도부는 미리 빠져나간듯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민주군이 이슬람국가(IS)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를 둘러싼 고대 성벽을 뚫고 처음으로 구시가지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작전명 ‘유프라테스강의 분노’를 개시하며 락까 탈환에 나선 지 8개월여 만에 시내 중심부로 진입하면서 IS 양대 근거지인 이라크 모술에 이어 락까에서도 IS를 섬멸시킬 호기를 맞았다.

CNN은 4일 쿠르드-아랍군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이 락까를 감싸는 2500m 길이의 라피카 성벽에 25m짜리 구멍 2개를 뚫고 구시가지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8세기에 지어진 라피카 성벽은 구시가지 중심에서 3km가량 떨어져 있다. 높이 3.8m, 두께 1m로 구시가지를 동남북 3면으로 감싼다. IS는 이 성벽을 요새처럼 활용하며 인근에 지뢰와 폭탄을 숱하게 설치해 시리아민주군의 진격을 막아 왔다.

시리아민주군은 지난주부터 락까 외곽을 사방으로 포위한 데 이어 이제 구시가지까지 진입하며 IS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미 구시가지 동부에 있는 까스르 알 바나트 궁전을 점령했고, 좁은 골목 곳곳에서 치열한 교전을 펼치고 있다.

BBC는 IS 핵심 지도자들이 락까의 비관적 운명을 직감하고 IS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시리아 데이르에즈조르 지방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락까에 남아 있는 IS 대원 2500여 명은 10만 주민을 인간방패 삼아 도시 곳곳에 지뢰와 폭탄을 심고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IS는 익숙한 지형지물을 활용해 밤에만 싸우고 낮에는 은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가 이라크 핵심 거점인 모술에 이어 수도라고 자칭해 온 락까마저 잃는다면 더 이상 국가를 자칭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시리아 곳곳에 설치될 예정인 긴장완화지대를 지키기 위해 2∼3주 안에 지상군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시리아 평화회담에서 중재자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터키, 이란과 합의를 마치면 시리아 내 긴장완화지대에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