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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오지마!”…LPGA 투어에 때 아닌 ‘트럼프 반감’, 왜?

입력 | 2017-07-06 16:07:00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린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에서 골프장 소유주인 도널드 트럼프와 기념사진을 찍은 전인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때 아닌 ‘트럼프 반감’이 일고 있다. 13일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미국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2승을 거둔 브리트니 린시컴(미국)은 최근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US여자오픈 대회장에 대통령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이 대회는 대통령의 대회가 아니라 우리 선수들의 대회”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회 보이콧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금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프로 선수들에게 불참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 우승상금은 90만 달러(약 10억4000만 원)에 이른다.


다른 선수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불청객 취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시절 인종차별과 여성비하 등 막말을 쏟아내면서 따가운 비난을 받았던 영향 때문이다. LPGA 선수들도 US여자오픈을 다른 곳에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이미 몇 년 전에 결정된 사안이라며 거절했다. 반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여론을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주인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랄리조트에서 개최되던 캐딜락챔피언십 장소를 올해 멕시코로 바꿨다.

특히 올해 US여자오픈 개최 골프장은 ‘여름 백악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주말마다 이 골프장을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는 대통령 경호를 위한 각종 보안시설 공사도 마쳤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당선 축하 파티를 연 곳도 이 골프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정을 많이 갖고 있는 장소인 만큼 US여자오픈 기간 방문할 가능성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열린 브리티시여자오픈 때 스코틀랜드 현지를 헬리콥터를 타고 방문해 소음과 먼지바람으로 눈총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US여자오픈 코스에서 라운드를 하다 카트를 몰고 올라가서는 안 되는 그린 위까지 카트를 진입시키는 기행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골프광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골프장 18개를 소유하고 있으며 공식 핸디캡은 2.8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