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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4년 6개월만에 하락세 전환

입력 | 2017-07-07 03:00:00

신규 입주 늘며 전세금 상승 주춤
매매가는 1.0% 올라 격차 벌어져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4년 6개월 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2015년과 2016년 대거 공급된 아파트들의 입주가 올 초부터 본격화되면서 전세금 오름세가 한풀 꺾인 결과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4.6%로 전달(74.7%)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졌다. 전세가율이 떨어진 것은 2012년 12월(65.0%) 이후 54개월 만이다.

전세가율이 내린 것은 전세금이 떨어졌거나 전세금 오름세가 매매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1∼6월)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금(3.3m² 기준) 상승률은 0.7%로 지난해 상반기(1.1%)보다 둔화됐다. 반면 매매가는 1.0% 올라 전세금 상승세를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의 전세가율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전세가율은 지난해 7월(72.0%)을 정점으로 꺾인 뒤 지난달 71.2%까지로 떨어졌다. 특히 강남4구(강남 강동 서초 송파구)의 경우 5월 64.0%에서 6월 63.5%로 1개월 새 0.5%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 전체도 이 기간에 0.2%포인트 떨어졌다.

전세가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가 꼽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전국에서 16만여 채의 새 아파트가 완공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4만3000채)보다 11.4% 늘어났다.

하반기(7∼12월)에도 23만3000여 채가 집들이를 앞둬 전세가율 내림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대 건설사가 하반기 13만7000채의 분양을 계획하는 등 신규 공급도 줄지 않고 있다.

전세가율이 계속 떨어질 경우 매매 시세 조정 역시 불가피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70% 이상의 높은 전세가율이 유지된 시기에는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에 대출을 보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매매가와 전세금의 격차가 커지면 이 같은 ‘갈아타기’가 어려워진다. 그동안 비싼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여러 채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