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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전문기자의 사진 속 인생]어느 총장의 고뇌

입력 | 2017-07-07 03:00:00


이종승, 고뇌하는 김응권 총장(2016년)

인물 사진은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프로가 아닌 사람들은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프로들에게도 인물 사진은 만만치 않은 장르다. 일반인들은 대개 자신 혹은 주위 사람들을 찍지만 프로들은 낯선 사람들이나 대중에 많이 알려진 사람들을 찍는다. 전자는 대부분 휴대전화를 비롯해 단순 기능의 카메라를 이용하지만 후자는 고기능의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이용하기에 카메라를 들었을 때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셀카는 자신만의 특징과 매력을 표현해 ‘자기만족’을 준다. 인물 사진은 피사체의 특징을 잡아내는 게 중요하기에 셀카에 만족했다면 어떤 유명 사진가가 찍은 사진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다. 반면 프로의 사진은 전시, 판매, 보도를 목적으로 하기에 평자(評者)가 한둘이 아니다.

생명력이 긴 인물 사진은 모습에 있지 않고 마음을 찍는 것에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게 가장 어려운 사진은 인물 사진이다. 사람을 찍는 것은 힘들게 산을 하나 넘었더니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는 격이다. ‘대충 찍을까’ 대신 ‘열심히 찍자’를 선택하며 더 높은 산을 넘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아까웠을 뿐 아니라 산을 넘으며 어느 수준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우석대 김응권 총장을 1년 넘게 찍고 있다. 그를 찍게 된 이유는 불굴의 정신을 배우고 이를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김 총장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포기란 없다”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지방 대학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의 경쟁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비슷하니 지방 대학을 이끌고 있는 김 총장의 하루하루는 ‘전쟁’과 다름없을 것이다.

권위로 감싸인 대학총장 대신 인간적인 모습을 찍고 싶었다. 인물 사진의 첫 단계는 ‘마음 열기’인데 여러 번에 걸친 그와의 만남 끝에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의식하지 않으니 솔직한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찍었던 많은 사진 중에 고민하는 듯한 모습의 사진을 골랐다. 캠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안경을 벗고 말하는 모습에서 그의 고민이 전해져 왔다. 안쓰러운 마음과 응원하는 마음으로 찍었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