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시진핑 첫 정상회담 “교류 위축” 사드보복 철회 요청에 “中국민 관심-우려 고려해야” 반박 문재인 대통령 “中 북핵해결 더 기여를” 시진핑 “美도 책임, 떠넘기기 안돼”
웃으며 악수했지만…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 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첫 한중 정상회담에서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는 ‘베를린 구상’을 제안했다. 베를린=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겨 75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한중의 간극은 한 번의 회담으로는 메우기 어려웠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나선 것에 대해 “지금까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평가하지만 앞으로 중국이 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해줄 것을 요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북한과 혈맹 관계를 맺어왔고 많은 관계 변화가 있었지만 그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데 국제사회가 중국의 노력 부족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좀 더 큰 역할을 해 달라는 한국과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려는 한국과 미국의 구상은 출발부터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양 정상은 사드 배치를 놓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현실적으로 양국 간 경제 문화 인적 교류가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사드 보복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민의 관심과 우려를 고려치 않을 수 없다”며 사실상 보복 철회가 어렵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뒤 열린 쾨르버 재단 행사 질의응답에서 “아직 한국과 중국 사이에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시 주석과 저 사이에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베를린=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