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보미. 사진제공|KLPGA
■ KLPGA 금호타이어오픈 정상
연장 접전 끝에 데뷔 6년 만에 첫 우승
“마지막 버디 퍼트에 골프 인생 걸었죠”
첫 우승을 향한 무명들의 경쟁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데뷔 6년 동안 우승이 없었던 박보미(23)와 이지후(24)에게 우승은 절박했다. 상금보다는 내년 시즌에도 계속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시드가 걸려있기에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
박보미와 이지후는 2012년 점프(3부)투어를 통해 프로활동을 시작했다. 박보미는 2014년 정규 투어에 올라와 올해 4년차이고, 이지후는 올해 처음 정규 투어에 데뷔했다. 둘 다 크게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다. 박보미는 지난 3년간 해마다 시드순위전을 치러야 할 정도로 부진했다. 2014년 상금랭킹 84위(2667만7000원), 2015년 82위(4312만1667원), 2016년 89위(4596만7500원)에 그쳤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순위도 77위였다. 이지후는 66위로 근소하게 앞서있었지만, 60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시즌 출전권을 획득하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번 대회는 둘 모두에게 기회가 됐다. 중국에서 펼쳐지는 까닭에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우승을 경험한 모든 선수가 불참했고, 상금랭킹 20위 이내 중 고작 2명만 출전했다. 그만큼 중하위권 선수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우승 기회가 만들어졌다.
결국 박보미가 연장에서 활짝 웃었다. 2온 2퍼트로 파를 잡아내며 이지후를 꺾고 정규 투어 79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우승으로 2년간 정규 투어 출전권을 움켜쥐었고, 상금랭킹은 19위(1억2737만7321원)까지 치솟았다. 우승상금 1억원은 지난 3년간 벌어들인 상금 1억1573만6167원에 맞먹는다. 3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꼭 성공시켜야 연장에 들어갈 수 있었던 박보미는 “골프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쳤다”며 간절했던 우승 열망을 드러냈다.
이지후는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준우승 상금 575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을 30위(9197만8333원)까지 끌어올렸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