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논란 방위상-법무상 교체 확실… 아소 부총리-스가 관방상 유임될듯 G20 외교무대서도 성과없이 ‘빈손’
2일 도쿄(東京)도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3, 4일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 쇄신을 통해 급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8일 마이니치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선거 직전 정치 중립을 규정한 자위대법을 어기고 지지를 호소해 파문을 일으킨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과 테러대책법안(공모죄법) 처리 과정에서 국회 답변을 제대로 못해 자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네다 가쓰토시(金田勝年) 법무상은 교체가 확실시된다. 특히 이나다 방위상은 6일 규슈(九州) 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려 자위대가 주민 구조에 나선 가운데 1시간가량 자리를 비우고 외부 행사에 참석해 비판을 받았다.
산케이신문은 ‘포스트 아베’ 후보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과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후생노동상도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기시다 외상의 경우 “본인의 의향에 입각해 당 요직에 기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치에서 잃은 점수를 “적극적인 외교활동으로 만회하겠다”던 아베 총리는 성과보다는 숙제를 잔뜩 떠안은 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외교를 마쳤다. 특히 미중러 스트롱맨들에게 밀렸다는 평가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미국에는) 대일(對日)무역 적자라는 과제가 있다”고 압박했다. 트럼프가 취임 후 아베와의 정상회담에서 대일 무역적자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 간 무역 마찰이 재연될 가능성을 점쳤다. 9일 NHK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최근 일본과 유럽연합(EU)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타결에 위기감을 보이며 관련 보고서를 7일 미 정부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40여 분에 걸친 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의 대북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거나 “일본이 양국 관계 개선을 염원한다면 정책과 행동에서 더 많이 보여주기를 원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이 내건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 조건부 협력 의사를 표명했으나 시 주석은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고 조금도 물러설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두 정상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 대해서도 팽팽하게 평행선을 그렸다.
아베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관련 문제를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러-일 정상회담은 15분으로 단축돼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