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일성 23주기날 B-1B 한반도 보내 첫 폭탄투하 훈련 北 “핵전쟁 도화선” 반발… 문재인 대통령 “6·25이후 최고 위기”
B-1B 2대, 폭탄 떨어뜨려 北타격훈련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미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2대(위쪽 사진 왼쪽)가 8일 강원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한국군 전투기 F-15K, 미군 F-16(위쪽 사진 오른쪽)의 호위를 받으며 모의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B-1B는 가상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대상으로 훈련용 폭탄(아래쪽 사진 붉은 실선 원 안)을 투하했다. B-1B가 한반도에서 공개적으로 대북 폭격 훈련을 한 건 처음이다. 공군 제공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 2대는 이날 한반도로 날아와 훈련용 폭탄을 떨어뜨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B-1B 폭격기가 한반도에서 공개적으로 대북 폭격 훈련을 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도발 직후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에 이은 초강경 메시지로 풀이된다. B-1B 폭격기들은 훈련 직후 군사분계선(MDL) 인근 상공에서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뒤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줄곧 대북 강경 메시지를 쏟아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중국의 추가 대북 압박을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선 “세계 모든 나라가 북한의 위협과 불법 행위에는 결과가 뒤따른다는 점을 보여주도록 공동 노력을 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 노동신문은 9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촛불대통령’이 아니라 핵전쟁돌격대의 멍에를 서슴없이 메는 ‘불질대통령’으로 자청해 나섰다”고 비난했다. 이어 “동족의 핵은 기어이 제거하겠다고 갖은 발악을 다하면서 미국의 핵전쟁 자산들을 남조선에 계속 끌어들이려는 것은 역대 괴뢰 호전광들과 다를 바 없는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 “(한반도는) 6·25 이후 최고의 위기이고, 위험한 상황”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제재와 압박을 높여가는 동시에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G20 폐막 성명에는 북핵 관련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한미일과 북중러 대결 구도 속에 국제사회가 단일 목소리를 내는 데 실패한 셈이다.
함부르크=문병기 weappon@donga.com / 황인찬 기자 /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