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을 정해 부서나 지점 전체가 한꺼번에 쉬시기 바랍니다.”
이런 공문이 온다면 직장인들은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기록적인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파격적인 휴가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휴일은 부서에 따라 업무 상 영향이 적은 날로 자유롭게 정하면 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모두 쉴 수 없다면 절반씩 돌아가면서 쉴 수도 있다. 부서 일제휴가는 2달에 1일 정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자재 기업 스미토모린교도 2, 4, 6, 12월에 하루 씩 연간 4일 동안 전국 80개 지점 및 영업소의 문을 닫고 쉬게 했다. 이는 주 2회 휴무와 별도로 시행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30%인 유급휴가 소진 비율을 2020년까지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대형 이사업체인 아트도 다음달부터 업계 최초로 전 사원이 쉬는 정기휴일을 연간 30일 가량 도입할 예정이다. 주말에도 업무가 이어지는 현장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신문은 “일손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환경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휴가지에서의 근무를 인정해주는 곳도 있다. 일본항공(JAL)은 이달 중 국내외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원격근무를 하도록 하는 새 제도를 시행한다. 업무(work)와 휴가(vacation)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워케이션(wakation)’으로 불리는 제도다. 연간 최대 5일까지 휴가를 즐기면서 회사가 지급한 컴퓨터를 이용해 맡은 업무를 처리하면 정상 근무한 것으로 간주한다. 휴가지에서 필수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보니 최장 2주 이상의 휴가를 떠나는 것도 가능하다.
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