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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 前부총리 KBS라디오 출연 불발 논란

입력 | 2017-07-11 03:00:00

노조 “정치적 이유로 녹음 당일 취소”
KBS “담당국장 개인 판단… 직위해제”
일각 “2시간 만에 인사조치 지나쳐”




KBS가 정치적 이유로 한완상 전 부총리의 라디오 출연을 취소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한 전 부총리의 KBS 1라디오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의 5일 녹음 스케줄이 당일 취소됐다고 10일 밝혔다. 한 전 부총리는 자신의 회고록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와 관련해 라디오 출연이 예정돼 있었다.

노조가 이날 공개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담당 국장은 “한완상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은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인 인문학이 아닙니다. 게다가 현 대통령을 옹호하는 회고록으로 정치적 오해를 받을 만한 내용”이라고 지시했다. 노조 측은 또 “공영방송이 여전히 블랙리스트를 활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KBS는 이날 “KBS에는 블랙리스트가 없다”며 “KBS 라디오센터는 담당 국장이 출연자 결정 과정에서 주관적 잣대를 적용했다고 판단해 한 전 부총리에게 정중히 사과드리고 담당 국장을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KBS 내부에서는 담당 국장이 자신의 일을 한 것 아니냐며 노조 회견 뒤 2시간여 만에 인사 조치한 것은 지나치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