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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장관 “한일 위안부 재협상 쉽지 않다”

입력 | 2017-07-11 03:00:00

취임후 처음 나눔의집 방문
“외교는 상호관계… 결론 못내, 서울시내 위안부 박물관 건립”
할머니들 “진정한 사과 받는게 우선”





정현백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재협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남북 및 한일 관계로 현재 거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외교는 상호 관계이기에 결론을 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유는 이날 현장에서 만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반응과 요구 때문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첫 현장행보로 자신들을 찾은 정 장관에게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강일출 할머니(89)는 강한 어조로 “정부는 우리가 죽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될 것 아닌가”라며 “정부는 뭐하는 건가. 돈만 딱딱 받아먹으면 끝이냐”고 항의했다. 박옥선 할머니(93) 등도 “우리는 아직 일본한테 명예 회복을 못 했다. 진정한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일 양국은 2015년 12월 28일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는 10억 엔을 내기로 합의했지만 ‘위안부 피해자’를 배제한 정치적 거래라는 비판이 거셌다. 이후 새 정부는 재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5월에는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도 재협상을 권고했다.

하지만 정 장관이 재협상이 쉽지 않다는 점을 피력한 것. 다만 그는 “12·28 합의에 대해서는 재검토와 논의를 하면서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쟁이 가져다준 인권 침해를 기억하고 환기하는 메카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은 서울 시내에 위안부 박물관을 건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위안부 문제는 더 이상 한일 간의 문제가 아니고 국제적 이슈”라며 “서울 시내 용산박물관과 가까운 위치에 (위안부 박물관을) 건립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또 부지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