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미국 고교생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45분간의 ‘단독 인터뷰’를 따냈다.
10일 미 의회 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워싱턴 주 ‘머서 아일랜드’ 고교 2학년 테디 피셔 군은 5월 워싱턴포스트(WP)가 실수로 노출한 매티스 장관의 휴대전화 번호를 발견한다. 당시 WP가 대통령 경호원의 사진을 올렸는데, 그 안에서 매티스 장관의 이름과 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이 포착된 것이다.
평소 국방·안보 분야에 관심이 많던 ‘학생 기자’ 피셔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전화를 걸어 받는 사람이 매티스 장관임을 확인하고, 곧장 문자를 보냈다. “혹시 인터뷰 좀 할 수 있을까요? 그나저나, 장관님의 번호가 미국 대중들에게 누출된 것 같더군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당초 예정된 15분을 훌쩍 뛰어넘는 45분짜리 인터뷰에선 국방과 외교에 관한 치열한 논의가 이어졌다. 그는 “(무엇이 됐건) 그 일에 직접 뛰어들기를 권한다. 뛰어들어보면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렇게 시야를 넓히라”고 피셔에게 조언했다. 역사를 공부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안보정책에 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그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면 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지의 고교생의 1년 미국 유학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정부는 테러리스트 집단에 대해 이전 정권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피셔는 지역방송인 ‘킹5’에 출연해 “기적에 기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보사는 지난달 20일 1, 2면에 걸쳐 매티스 장관과의 단독 인터뷰 전문을 게재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