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개인투자 건당 500만원 제한… 6월 대출액 35% 줄어든 1056억 투자자들 “27.5% 세금도 부담돼”… 원리금 상환 못한 P2P업체 등장
대안 투자로 각광받던 P2P 대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련 규제가 생기고 가상화폐 등 새 투자처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투자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1일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6월 P2P 대출액은 1056억 원(162곳)으로 집계됐다. 5월(1627억 원)과 비교해 35.1% 감소했다. 1∼5월 월평균 대출액(1327억 원)보다도 줄었다. P2P 대출은 일반인(Peer·투자자)의 돈을 모아 다른 사람(Peer·대출자)한테 빌려주는 서비스다.
이달 초 누적 P2P 대출액은 1조 원을 돌파했다. 반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급상승했던 P2P 대출에 급제동이 걸린 건 5월 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P2P 대출에 대한 개인의 투자 한도를 회사당 최대 1000만 원, 건당 5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넘거나 사업·근로소득이 1억 원을 초과하는 투자자만 회사당 4000만 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투자 대안 상품으로서 가상화폐의 인기가 치솟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처를 찾던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지난달 비트코인(1코인)은 처음으로 3000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보다 212% 급등했다. 이더리움은 한 달 만에 288% 폭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P2P 업계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해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은 “업체들도, 투자자도 큰 수익을 바라고 초기에 너무 많이 몰려 ‘레드오션화’됐다.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지려면 해당 시장에 대한 신뢰 확보가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들은 수익보다 시장 파이를 키우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투자자들도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환상을 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