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알아보는 ‘평균값’
올봄 서울 남산에 나들이 온 한 가족이 미세먼지를 피하려고 마스크를 쓴 채 시내를 바라보고 있지만 희뿌연 탓에 제대로 풍경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상훈: 미세먼지 농도는 어떻게 측정되고 예보되나요?
상훈: 아, 그래서 꼭 미세먼지 ‘좋음’이 제가 있는 곳이 좋다는 뜻이 아닐 수도 있겠군요.
○ 평균의 함정
주어진 자료를 대표하는 값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많이 활용되는 것이 ‘평균’입니다. 평균은 한 집단을 평가할 때 또는 다른 집단과 비교할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평균이 대상을 잘 반영하는 대푯값이라는 공감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전체 자료를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평균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진학과 취업을 위해 서울로 이주한 미혼자들이 주요 구성원인 1인 가구가 밀집한 지역에 4인 가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대규모 공공주택단지가 들어섰다면 어떨까요. 1인 가구들은 공공의 주택 서비스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고시원 등 열악한 곳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최근에는 높이 조절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평균 키에 맞추어 일률적 높이로 제작되는 책걸상이나 한국 주부들의 평균 키에 맞추어 일률적으로 만들어지는 싱크대 등이 평균의 개념을 무리하게 이용하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평균은 대상을 요약한 값일 뿐 대상이 모두 그 값을 가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 구분하여 보기
지난해 공무원 평균 연봉 6000만 원이라는 뉴스가 사회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전국 100만 명 정도 되는 전체 공무원의 세금 내기 전의 연봉을 다 더한 뒤에 사람 수로 나눠 평균을 낸 겁니다. 그중에는 한 달에 200만 원 이하만 받는 공무원도 있고, 또 월급이 1000만 원이 넘는 고위직 공무원도 있습니다. 2016년 현재 장·차관급 공무원의 연봉이 1억 원 이상이라고 하니, 분명 이 평균에서는 고위직 공무원들의 연봉이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이 경우도 전체 자료를 값에 따라 구분하고, 각 그룹 내의 빈도수를 살펴봐야 합니다. 즉, 공무원의 소득을 구분해 연간 1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공무원의 수와 비율, 4000만 원 이하 소득 공무원의 수와 비율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월소득이 450만 원 미만인 공무원이 10명 중 6명이고, 또 22% 정도는 100만 원에서 200만 원대 소득이었다고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가구의 가족 수 역시 이런 방법으로 구분해 나타낸다면 다양한 주택 공급에 도움이 되겠지요.
통계는 가능하면 현실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도구이자 학문입니다. 현실에 눈이 가는 곳은 최고 연봉 등의 극단적인 내용이겠지만 자료를 전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할 때는 평균 이외의 최빈값(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는 값)이나 중앙값(자료를 순서대로 배치했을 때 가장 중앙의 값)을 살피는 것도 방법입니다.
○ 그래도 통계의 기본은 평균
자료를 만드는 측과 자료를 활용하는 측이 자료의 활용방법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자료 정리의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때 자료의 유리한 일부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평균이 더 적절합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평균이 전체 중심 경향을 나타내는 대푯값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이죠.
대표적인 사례가 경제성장의 지표로 많이 활용되는 국민총생산, 즉 국민소득(GNP)입니다. GNP는 국민 전체 총 소득을 총 국민 수로 나눈 것입니다. 이 값이 커지면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커지고 성장을 했다는 단적인 증거가 됩니다.
미세먼지 농도 측정소는 목적과 적용 범위 등을 따져서 대표성이 있는 위치에 설치합니다. 그러나 미세먼지 농도가 한 행정구역 내에서도 다양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측정값을 단위 지역의 대푯값으로 삼기 위해서 행정동이나 그 이하 공간 단위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신규 측정소의 추가나 일부 측정소의 위치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또는 미세먼지 측정망을 고도화하기 위해 택시에 센서를 부착해 대기환경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방식 등이 제안되기도 하면서 그 수집과 분석을 개선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자료의 수집과 분석에 대한 수학적 관심과 함께 환경적 관심을 갖고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의 발생 원인을 찾아 예방하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