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은 머리가 비상한 소수에게 주어진 특권일까? ‘슈퍼 예측, 그들은 어떻게 미래를 보았는가’의 저자인 필립 테틀록 미국 와튼스쿨 교수는 결코 아니라고 단언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행동 습관과 논리적 사고 흐름을 이해한다면 누구나 ‘슈퍼 예측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테틀록은 2005년 이미 학계가 머쓱할 만한 연구 결과를 내놔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1984년부터 20년 동안 경제, 주식, 정치 등 다방면에 걸쳐 전문가 그룹 예측의 정확도를 측정했다. 원숭이가 다트를 던져 예측한 결과와 비교했더니, 놀랍게도 원숭이의 정확성이 더 높았다. 우리가 누군가의 예측을 맹신해서도 안 되며 확신에 찬 전문가라도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테틀록은 최근 정부 기금을 바탕으로 일반인 2800명이 참여하는 ‘좋은 판단 프로젝트(Good Judgement Project)’를 실시했다. 주부, 학생, 은퇴한 노인 등 자발적으로 모인 평범한 사람들이 4년 동안 세계에서 일어나는 500여 가지 사건을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슈퍼 예측가라고 불린 이들 중 일부는 저명한 학자나 정부의 싱크탱크보다 더 정확도가 높았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적중률을 과시하기 위함이 아니다. 가장 확률이 높은 가능성에 대비해 사회 경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나 손실을 최소화하고,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기회 포착을 통해 이득을 추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