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는 철학적 작품 남겨
문인들은 철학적 깊이와 끝없이 이어지는 문장의 리듬감 때문에 고인의 소설에 열광했다. 1999년에는 현역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박상륭문학제’가 열릴 정도였다. 그러나 난해하고 복잡한 문장으로 인해 대중적으로 환영받지는 못했다.
서라벌예술대 문예창작과를 나온 고인은 김동리 선생(1913∼1995) 밑에서 이문구 소설가(1941∼2003)와 함께 문학을 배웠다. 1963년 사상계를 통해 ‘아겔다마’로 등단한 고인은 인간의 존재와 죽음, 타락과 구원에 대해 천착하며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간호사였던 아내를 따라 1969년 캐나다로 이주한 후 시체실 청소부로 일하며 죽음을 가까이에서 체험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