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왜곡된 성 의식과 여성비하 표현으로 논란을 빚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게 청와대에 들어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탁현민 행정관이 청와대에서 일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탁 교수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 사람들이 탁 교수에게 청와대에 들어와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저도 그중의 한 명"이라며 "제주에 피신까지 하면서 이제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그에게(탁 교수) '당선만 시켰다고 끝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들이댔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그간의 청와대 행사들이 문 대통령께는 맞지 않는 옷인 것 같아서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친구같은 대통령,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을 꿈꾸는 분에게, 딱딱하고, 국민들과 늘 먼 거리에서만 인사해야 하는 기존의 청와대 행사 방식은 어울리지도 않고 대통령께서 좋아하지도 않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 "더군다나 참여정부 당시 '경호상의 이유'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이 국민들께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아쉬움이 늘 회한처럼 가슴 한구석에 응어리로 남아 있다"라며 "결국 봉하마을로 귀향하시고 나서야 뒤늦게 평소의 모습으로 국민들과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참여정부 5년 내내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느꼈던 안타까움을 그대로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히려 문제는 탁 교수가 한사코 청와대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멀리 제주까지 가서는 이제는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과 함께 정권을 바꾸었으니 세상을 바꾸는 것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반설득, 반협박도 하고 주변 가까운 분들에게 탁 교수가 마음을 바꿀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도 했다. 결국 행정관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제가 탁 교수를 처음 만난 건 2009년 가을 성공회대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공연 때다"라며 "봉하에서 권양숙 여사를 모시고 왔던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공연 기획과 연출을 자원봉사로 맡아준 참 고마운, 그리고 참 똘똘한 젊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에도 봉하 음악회를 비롯해 많은 추모 공연이나 행사를 맡아 주었다. 2012년 '문재인 변호사'의 책 '운명' 북콘서트도 탁 교수 손을 거쳐 국민들께 선을 보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단 "청와대에서 일해 달라고 강하게 부탁했던 처지라 그 사연은 꼭 밝히고 싶었다. 그동안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면 된다고 일절 대응을 하지 않는다기에 저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만 있었다"라며 "마침 탁 행정관 본인의 인터뷰가 언론에 나왔기에 추천했던 사람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김 의원은 "최종적인 판단은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다만 그 판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올린다"고 글을 맺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