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36·스위스)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17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를 3-0(6-3 6-1 6-4)으로 이겼다. 이로써 2012년 이후 5년 만에 트로피에 입을 맞춘 페더러는 통산 8번째 우승으로 윌리엄 렌쇼(영국)와 피터 샘프라스(미국·이상 7회)를 제치고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 우승자가 됐다.
1시간41분만에 결승전을 끝냈다. 페더러는 지난해 2월 왼 무릎에 칼을 댔다. 테니스 인생 첫 수술이었다. 일각에서는 은퇴설까지 제기했다. 페더러는 수술 여파로 고대하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은 물론 그해 후반기 경기를 모두 날렸다.
그러나 올해 완벽하게 부활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누르고 정상을 밟았고, 3달 뒤인 4월에는 마이애미 오픈마저 제패했다. 페더러는 윔블던을 위해 지난 5월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지는 프랑스오픈을 포기했다.
페더러는 우승 직후, 감정이 북받친 듯 시상식에 앞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칠리치는 페더러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2세트 한때 눈물까지 흘리는 극심한 통증으로 1911년 이후 첫 결승전 기권자가 되는 듯 했지만 끝까지 라켓을 놓지 않는 투혼으로 멋진 조연이 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