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배달원 방모 씨(20)는 ‘크고 멋진 차’를 운전하고 싶었다. 동네 형이 중고인 고급 승용차를 500만 원에 팔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했다. 차량은 마음에 들었지만 수중에 돈은 없었다. 동네 형은 슬쩍 방법을 알려줬다. 교통사고를 내서 보험금을 챙기는 이른바 ‘보험빵’이었다.
방 씨는 중고 차량을 구입한 뒤 또래 서너 명과 함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원형 교차로에서 ‘보험금 사냥’에 나섰다. 수법은 간단했다. 차로를 바꾸는 차량이 보이면 일부러 접촉 사고를 냈다. 차로 변경 도중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운전자는 운전면허 벌점을 받는다. 벌점을 덜 받으려는 운전자들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가로 방 씨에게 합의금을 건넸다.
방 씨의 친구들은 합의를 종용하고 차량에 동승해 입원비를 더 타내는 역할을 했다. 방 씨는 6차례 접촉 사고를 내고 보험회사로부터 3700만 원을 받았다. 차량 구입비, 수리비를 내고도 남는 금액이었다. 친구들에겐 10만~20만 원씩 수고비를 줬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