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곡 담긴 새 앨범 ‘드림 어게인’ 공개

역시 나훈아(본명 최홍기·70·사진)였다. 개인사와 시대상을 교묘히 엮어 훼손된 이미지를 제고하고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고도의 전략이 엿보였다.
나훈아가 11일 정오 멜론, 지니, 네이버뮤직 등 주요 음원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7곡이 담긴 앨범 ‘드림 어게인’을 발표했다. 1966년 데뷔한 나훈아가 신작을 당일 디지털 음원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시각, 유튜브로 뮤직비디오도 공개했다. 싸이부터 레드벨벳까지 요즘 젊은 가수들의 신작 발표 방식과 일치하는 이례적 행보다.
거의 모든 음원서비스 업체가 이날 오후 나훈아의 신작을 메인 화면에 노출했다. 카카오뮤직은 ‘감상평을 남기면 음악 선물을 드린다’란 이벤트도 진행했다. 음원과 뮤직비디오 유통을 맡은 다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워낙 유명한 분이라서 최선의 프로모션을 준비했다”고 했다. 네이버뮤직 관계자는 “나훈아 씨 건으로 우리 쪽과 미팅도 했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음원은 이날 오후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실시간 차트 100위권, 250위권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주 소비층이 음원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까닭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몇 시간 만에 조회수 2만을 넘겼다.

나훈아의 ‘남자의 인생’ 뮤직비디오 도입부(위쪽)와가창(아래쪽)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전문가들은 스토리텔링이 영상과 이루는 시너지에 주목했다. 차우진 대중문화평론가는 “트로트를 듣지 않는 세대를 위한 트로트”로 해석했다. 그는 “‘서른아홉 정거장’은 서른아홉 살로도 읽힌다. 트로트보다 1990년대 가요에 익숙한 3040세대의 새로운 팬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아닐까”라면서 “홍대, 광화문도 20∼40대에게 익숙한 장소이고, 봉천동과 쌍문동은 뮤직비디오에서 젊은 중산층 가장이 있을 법한 공간”이라고 풀었다.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도 “30대 중반 이후를 겨냥한 노래”로 해석했다. 그는 “한편으론 이혼, 자녀 부양과 관련된 그간의 부정적 구설, 아내에게도 팬들에게도 무책임했던 데 대한 미안함을 강조하면서 향후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절묘한 포석”이라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