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커다란 광역버스는 오늘도 바쁘게 리듬을 탄다. 과속방지턱을 연달아 넘는데 속도를 크게 안 줄이니 상하 반동이 심하다. 일찌감치 비슷한 각도로들 고개 숙인 입석 손님들은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심히 버스 따라 춤춘다. 출렁출렁. 고단한 퇴근길. 오늘도 위태롭게, 대수롭잖게 흘러간다.
포크가수 김두수의 초탈한 듯한 음성이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그는 재작년 낸 6집 ‘곱사무舞’의 제목을 바로 이런 장면에서 착안했다고 했다. 고개를 구부정 숙인 채 어딘지 모를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통근자들 모습이 어느 순간 마치 곱사춤 추는 사람들처럼 보였다고.
쓸데없는 걱정을 괜히 했다. 오늘도 수백 수천의 버스,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세월과 함께 무감하게 잘도 흘러간다.
더얼컹! 더엉실!
버스와 승객들, 또 한 번 큰 춤을 춘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