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닭개장. 정신우 씨 제공
정신우 플레이트 키친 스튜디오 셰프·일명 잡식남
닭개장은 육개장의 사촌이다. 조선시대에 개고기(개장국)와 소고기로 끓이던 장국(육개장)이 오늘날의 닭개장과 육개장이다. 맑게 끓여낸 것이 닭곰탕, 매운 양념장으로 칼칼하게 낸 것이 닭개장이다.
조선 말기에 편찬된 ‘시의전서’에 연계국이 나오는데 오늘날 닭개장과 거의 흡사하다. 계절에 상관없이 즐겼지만 특히 날씨가 더운 날에 땀을 쏙 빼기 좋은 음식이다. 닭 국물은 몸을 보하고 기를 북돋우는 성질이 있다. 날이 좋거나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어떤 날이든 먹기 좋은 음식이다.
전통적인 닭개장을 시원하게 끓이려면 우거지나 생배추를 대파, 무와 함께 넉넉하게 고아준다. 그러면 맛이 달고 부드러워진다. 요즘 닭개장은 육개장 내용물인 고사리, 숙주나물, 토란대에 소고기 대신 닭고기로만 바꾼 집들이 많아 아쉬울 때가 있다. 누구는 상갓집에서 먹는 육개장이 제일 맛있다고 하니 이제 집밥에서 개장국은 자취를 감추는 모양이다.
특히 서울에서 닭개장 잘하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닭곰탕과 닭한마리집이 훨씬 많다. 닭곰탕에 숙성시킨 칼칼한 양념을 풀어서 먹어도 좋다. 약재를 넣거나 닭고기 본연의 맛을 살린 백숙집들은 진한 육수가 보약이다. 진한 육수 자체가 요리다.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산지의 영향을 받는지라 오히려 지방에 맛집들이 더러 있다. 본래 닭개장은 영계로 끓이는 음식이 아니다. 쫄깃하고 실한 닭으로 맛을 살려야 한다. 살이 두툼한 닭 한 마리 고아서 온 가족을 위한 보양식으로 추천할 만한 음식이다.플레이트 키친 스튜디오 셰프·일명 잡식남
정신우 플레이트 키친 스튜디오 셰프·일명 잡식남 cafe.naver.com/platestudio
○ 와룡동닭매운탕 서울 종로구 율곡로10길 30, 02-743-1134, 닭개장 6000원·닭매운탕 1만 원
○ 닭곰탱이 서울 관악구 관악로13길 25, 02-888-9588, 닭개장 7000원
○ 경희네 닭개장 서울 강동구 올림픽로92길 11, 070-8839-1452, 닭개장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