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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눈호강 영화 예약 군함도

입력 | 2017-07-20 17:18:00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군함도〉의 제작보고회 현장에 다녀왔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게 하는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를 만났다.


역사적 실화 소재의 영화 〈군함도〉가 개봉한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 현 나가사키 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있는 섬으로, 모양이 군함을 닮아 군함도라 불린다. 일제강점기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7월, 이곳은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철강, 조선 그리고 탄광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나라의 반발에 일본 측은 조선인들의 강제 노역을 인정하고 해당 시설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안내 센터를 설치한 뒤 그 결과를 오는 12월 1일까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하기로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그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많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는 이번 영화 〈군함도〉를 연출한 사람은 2015년 영화 〈베테랑〉으로 1천3백41만 관객을 동원하며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 감독상을 휩쓴 류승완 감독이다. 그는 “〈베테랑〉 이전부터 이 영화를 기획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작물이니만큼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고증에 기반을 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조선인들의 군함도 탈출이라는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며 영화 〈군함도〉를 소개했다.

이번 영화에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까지 세대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합류했다. 지난 6월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제작보고회 현장에는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소개와 기대감을 표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모은 것은 ‘황정민-소지섭-송중기’로 이루어진 남자 배우 ‘삼각 편대’다. 각각 원톱으로 내세워도 화제를 모으는 판에, 세 배우의 만남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역대급 조합이다.

황 정 민 “류승완 감독과는 이제 그만 만나야죠(웃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 시대 최고의 배우 황정민(47)은 〈부당거래〉 〈베테랑〉에 이어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작품이다. 류 감독과 또다시 조우한 감회를 묻자, “눈빛만 봐도 통해서 이제 그만 만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배우 중 맏형답게 촬영을 위해 마련된 세트장에 손님이 오면 직접 응대하는 역할도 맡았다고. 그는 “6개월간 군함도 세트장에서 생활하니 꼭 내 집같이 느껴졌다. 다른 감독님들이 구경 오시면 제가 30분가량 세트 곳곳을 구경시켜드리면서 류승완 감독 뒷담화를 좀 했다”며 웃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딸과 함께 군함도로 오게 된 악단장 ‘이강옥’ 역할을 맡았다. 탁월한 순발력과 빠른 눈치를 지녔으며, 특히 딸을 향한 부성애가 강한 캐릭터다. 류승완 감독은 “황정민은 영화배우이면서 뮤지컬 배우다. 이전에 작업을 같이 할 때 촬영을 마치고 악기를 다루는 모습을 직접 봤다. 악단장 역할에 황정민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그와 함께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황정민은 이강옥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리기 위해 수개월간 클라리넷을 배우기도 했다.

소 지 섭 “촬영장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


배우 소지섭(40)은 “시나리오를 보기 전 류승완 감독의 이름만 듣고 출연을 결정했다”며 감독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과거 여러 차례 류승완 감독의 시나리오를 받았지만 상황이 맞지 않아 번번이 출연을 고사했었다.

소지섭은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지고는 못 참는 성격의 종로 깡패 ‘최칠성’ 역을 맡았다. 거친 모습 이면에 뚝심과 진한 속내를 지닌 인물로, 위험한 순간에도 조선인들의 탈출을 끝까지 돕는 캐릭터다. 이번 영화에서 정두홍 무술감독과 합을 맞추며 강도 높은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후문이다. 다소 위험한 신을 촬영하는 날이면 “불안한 환경에서 집중이 안 된다”며 안전을 두 번 세 번 체크하는 꼼꼼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류승완 감독은 “남성적이면서 믿음직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로 소지섭 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소지섭 씨가 원래 걸음과 말투가 다 느린 편이라 (말을 빨리 해달라는) 연출 요구가 힘들었을 수도 있다. 나중에 모니터링을 하면서 자기 말투가 아닌 것 같다며 어색해 하더라”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송 중 기 “아직도 군인입니다”


이번 영화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후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배우 송중기(32)의 캐스팅으로도 크게 화제를 모았다. 영화 〈늑대소년〉을 마지막으로 군에 입대했던 송중기는 5년 만에 〈군함도〉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를 찍기 전에 이미 이번 영화 출연을 결정한 상태였다. 류승완 감독은 “송중기를 만난 게 제대 직후였는데, 원톱 주연이 아닌 우리 영화를 복귀작으로 선택해줄지 반신반의했다.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은 솔직히 촌스러웠다. 차갑고 깍쟁이 같을 줄 알았는데 우직하다 못해 꾸밈없는 그 모습이 참 좋았다”며 “촬영 당시 높은 곳에서 힘들게 연기하는 배우에게 담뱃불을 붙여주는 모습을 봤다. 다른 이의 마음을 먼저 헤아릴 줄 아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송중기에 대해 받은 느낌을 전했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에 이어 또다시 군인 역할을 맡았다. 주요 독립운동 인사를 구출하라는 임무를 받고 군함도에 잠입하는 독립군 ‘박무영’ 역이다. 그는 “드라마든 영화든 가장 중요한 건 책(대본)이라고 생각한다. 〈군함도〉는 소재가 주는 무게감과 동시에 대본이 너무 좋았다. 아까 감독님이 말씀하실 때 깜짝 놀랐는데, 나 역시 감독님을 촌스럽다고 생각했다(웃음). 부정적인 뜻이 아니다. 존경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지호영 기자 디자인 최정미

editor 정희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