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국인입니다.”
“한국(韓國)이면 남쪽에 있던 작은 나라들을 말하는 건가?”
“옛 나라를 다시 세웠는가?”
“좀 복잡한데…, 어쨌든 당신과 같은 고려(Korea)인입니다. 그런데 요즘 중국에서는 연인(燕人)과 도공 모두 중화민족이라고 합니다.”
“그게 무슨 헛소리인가. 우리 대왕이 모용씨(연의 왕족)와 그리 전쟁을 치렀는데….”
변경의 민족주의가 불안했을 2000년대야 그렇다 치고, 지금 중국은 ‘G2’ 아닌가. 대다수 한국인들은 만주 수복 같은 건 꿈도 꾸지 않으니 ‘족보 왜곡’은 그만두길. 어쩌면 정복지 출신 노예였을 수도 있는 지문의 주인 역시 선린과 평화만을 바라지 않았을까.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