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내 ICBM 발사 움직임 北, 美본토 위협 직접 담판 노리는듯… 南 제안한 ‘21일 군사회담’ 멀어져 정부 “회담일시 수정 제의 검토중”
화성-12형
○ ICBM급 재도발로 北-美 직접 담판 요구하나
한국이 제안한 날짜(21일)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다. 정부는 최대한 북한의 답변을 기다려 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이 오래 단절된 상황이어서 물리적으로 하루 만에 (회담이) 되긴 어렵다”며 “또 당일 제안하고 그날 남북이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답변을 미룬 탓에 21일 회담 개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21일 이후로도 북한의 회신이 없으면 회담 일시 등을 수정 제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도발 수위 조절로 ‘몸값’ 높이기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화성-12형(KN-17)이나 북극성-2형(KN-15), 스커드 개량형 등 단·중거리미사일을 쏴 올려 남측 제의를 일단 묵살한 뒤 ‘추가조건’을 달아 남측에 역제의하는 방식이 예상된다.
이 경우 한미 연합 군사연습과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중단 등 남측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판을 깨지는 않되 어떤 경우에도 핵·미사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회담장에 나와 정치·군사적 실리를 최대한 챙기려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측의 대화 제의를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맞받을 경우 ‘베를린 구상’에 기반을 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입지는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운전대론’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남북관계 주도 기조도 첫걸음부터 고비를 맞게 된다. 한국의 대북 회담 제의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대북 대화 무용론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국의 ‘조건 없는 대화’ 제안을 기회 삼아 북한은 향후 대남 국면 주도를 위해 무력도발과 심리전 등 고도의 정치·군사적 게임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에 역이용당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