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22라운드 홈경기에서 3-1 쾌승을 일궜다. 13승5무4패(승점 44)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스코어 1-1로 팽팽한 후반 2분 브라질 윙 포워드 로페즈가 자신에게 파울을 범한 광주 선수를 발로 가격하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전북은 수적 열세에 몰렸다. 4월 광주 원정에서의 0-1로 패한 뼈아픈 기억이 되살아난 순간이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급해진 쪽은 원정 팀이었다. 10명이 뛰면서도 공격수 2명을 동시 기용하는 과감한 전북의 승부수에 광주는 허둥거렸다. 결국 이재성, 이승기가 1골씩 추가한 전북은 값진 승점 3을 얻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의 계획이 어긋났다. ‘절대적인 홈 승리’와 ‘선두 수성’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면서 다가올 여정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북의 정규리그 23라운드 상대는 FC서울. 올 시즌 1번씩 승리를 주고받은 양 팀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피할 수 없는 혈투를 펼쳐야 한다. 전반기까지 삐걱거린 서울은 최근 상승세를 탔다. 핵심 공격수 데얀이 연일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어 든든하다.
반면 전북은 10명으로 후반전 거의 대부분을 소화한 주축들이 많이 지친데다 그나마도 최상의 전열을 꾸릴 수 없다. 로페즈는 물론이고, 핵심 수비수 최철순이 경고누적(3회)으로 결장하게 됐다. 오른쪽 풀백을 주 포지션으로, 왼 측면과 중앙수비수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다용도 카드’ 최철순의 공백은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더욱이 최철순과 함께 오른쪽 풀백으로 뛰는 이용마저 스포츠 탈장으로 회복에 전념하고 있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다행히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특정 포지션이 통째로 이탈한 적이 종종 있어 나름의 대처법을 갖고 있다.
전북은 강팀을 만났을 때 더욱 강해진다. 지난 일은 아쉽지만 잊었다. 어디까지나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일 뿐이다. 최 감독은 “서울 원정은 항상 어려웠다. 그래도 정신력을 믿는다. 라이벌과의 대결은 밀리면 안 된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부딪힐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