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통찰력/길버트 월드바우어 지음/김홍옥 옮김/388쪽·2만 원·에코리브르
이처럼 환경 변화에 적응해 나가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각종 곤충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미국 일리노이대 곤충학과 명예교수로 생물학 대중화에 힘써 전문용어를 피한 과학서를 다수 집필해온 이력을 자랑한다. 이 책 역시 생소한 해충들의 이름을 제외하면 어려운 용어가 거의 없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모기, 초파리, 진딧물, 도롱이벌레 등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해충(해로운 곤충) 20종류가 대표적으로 소개된다. 인간의 온갖 핍박과 괴롭힘에도 꿋꿋하게 살아남거나 오히려 자신을 공격한 인간을 위협하는 해충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과나무 재배에 악영향을 끼치는 ‘식자 곤충’을 박멸하기 위해 1970, 80년대까지 대부분의 사과 농가는 DDT를 살포했다. 이로 인해 포식자와 기생 곤충이 모두 죽었지만 새로운 해충과 진드기가 생겨 사과 농가들은 새로운 고통에 직면했다. 알풍뎅이를 죽이기 위해 ‘디엘드린’ 약물을 사용해 다람쥐 멸종사태를 겪은 미국 일리노이주의 사례 등을 통해 해충들의 강력한 생명력을 증명한다.
이상 기후와 생명체 교란 등이 뉴스의 일상이 됐다. 우리가 같이 가야 할 대상엔 곤충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