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레일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분위기를 타면 아무도 못 말리는 팀이 롯데다. 롯데가 1위 KIA와의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주말 원정 3연전 스윕을 해냈다. 20일 울산 삼성전을 ‘억울하게’ 비기고 왔을 때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란에 가까운 결과다. 21일 새벽 4시 광주로 넘어온 롯데는 고척돔에서 넥센에 2승1패를 거두고 귀환한 1위 KIA의 선발 빅3 양현종~팻 딘~헥터 노에시를 차례로 격파하는 소위 ‘도장 깨기’를 해냈다.
21일(4-3 승)과 22일(1-0), 이틀 연속 1점차 승리를 해내더니 23일은 외국인 좌완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9이닝 1실점 시즌 첫 완투승을 해냈다. 9이닝 동안 7안타를 맞았지만 결정타를 피해갔다. 볼넷이 1개도 없었다. 이로써 레일리는 6경기 연속 7이닝 이상 투구를 해내며 개인 최근 5연승으로 에이스 모드로 돌아왔다.
롯데는 20일 연장 12회 무승부에 이어 21~22일 이틀 연속 1점 차 승리 과정에서 불펜 소모가 극심했다. 23일 KIA전을 앞둔 원정감독실 책상 위에는 롯데 불펜투수들의 투구 일지와 투구수가 1장짜리 표로 만들어져 있었다. 전력 질주와 관리 사이에서 고심하는 조 감독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23일 롯데는 8~9회를 책임져주는 조정훈과 손승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7년에 걸친 재활에서 돌아온 조정훈과 연투에 연투를 거듭한 손승락을 무리시키긴 어려웠다. 박진형도 22일 47구를 던졌다.
이 사이 롯데 타선은 KIA의 ‘불패투수’ 헥터를 공략했다. 5회초 2사 후 찾아온 단 한 차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상호의 2루타를 시작으로 번즈가 볼넷을 얻었다. 그 뒤 8번타자 신본기가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 9번타자 문규현이 역전 중전안타를 쳐냈다. 1번타자 전준우의 좌전안타까지 보태져 3-1 뒤집기에 성공했다. 6이닝 3실점의 헥터는 개막 후 14연승 후 시즌 첫패를 당했다. 시즌 첫 아픔이자 2016년 10월 2일 광주 kt전부터 이어온 연승 기록도 ‘15’에서 멈췄다.
이변의 3연승으로 롯데는 KIA전 상대전적을 4승8패까지 끌어올렸다. 2위 NC전 스윕(6월30일~7월2일)에 이어 특정팀 징크스도 털어냈다. 5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승률 5할(45승45패2무)에 복귀해 기쁨이 더했다.
레일리는 시즌 8승(7패) 직후 “시즌 초반 안 좋았던 적도 있었지만 최근의 좋은 흐름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했다. 모든 것이 잘 풀렸다. 안타를 맞아도 카운트 초반이라 투구수를 절약할 수 있었다. 고비마다 병살타가 잘 나와줬다”고 소감을 말했다. 롯데의 시즌 첫 번째 완투 투수였다.
완투승을 거둔 레일리가 포수 강민호와 포옹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광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