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北, 흥남철수 ‘레인 빅토리호’에 민감 반응…왜?

입력 | 2017-07-24 00:08:00


북한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3일 ‘흥남철수’에 참여해 약 7000명을 피신시킨 미국 수송선 ‘레인 빅토리호’의 한국 이전 추진 움직임에 대해 “남조선이 빅토리호를 끌어들이는 경우 매국노로 저주와 규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레인 빅토리호는 1989년 퇴역 후 전쟁박물관으로 변신해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피드로 항구에 정박해 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남조선 당국이 흩어진 가족들의 원한이 서린 배를 기념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말끝마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떠들고 있는 것은 혐오스러운 정치협작 행위”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 배가 한미동맹의 ‘상징물’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방미 기간 중인 지난달 28일 미 국립해병대박물관을 찾아 “67년 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 빅토리호에 오른 피란민 중에 제 부모님도 계셨다”며 “2년 후 저는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2013년 설립된 ‘레인 빅토리호 한국인도 추진단’은 13일 회의를 열어 조만간 비영리법인을 설립해 인수 작업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 부모가 승선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처럼 고물로 처리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