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17세기 ‘튤립 버블’에 빗대는 시각이 있다. 실제 쓰임새 대신에 막연한 기대 심리가 끌어올린 가치는 언젠가 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채굴’(컴퓨터로 복잡한 연산을 풀어 가상화폐를 얻는 과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유통 중인 가상화폐 가치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예측이야 어찌 됐건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후에 호주 사업가 크레이그 라이트가 본인이라고 주장)가 비트코인을 만든 이후 가상화폐는 빠르게 영역을 넓혀왔다.
▷가상화폐는 실물 없이 디지털 세상에서만 유통되지만 때로 실제 화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독일과 일본은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했고, 미국은 과세 가이드라인까지 정했다. 특히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기로 해 주목된다. 일본 3대 전자제품 양판점 ‘빅 카메라’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비트코인 결제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