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3번홀 티샷 슬라이스로 1벌타 감수 상황
캐디 조언 따라 보기로 막고 이후 승승장구
골프는 개인스포츠인 것 같지만 때로는 팀 스포츠이기도 하다. 그 이유를 제146회 디 오픈 우승자 조던 스피스(24·미국)가 보여줬다.
스피스는 7월 23일(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 로열 버크데일(파70·7156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일 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로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개인 3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쥔 그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PGA 챔피언십 우승만을 남겨뒀다.
이번에는 앞까지의 거리가 문제였다. 그 곳에서는 그린이 보이지 않았다. 스피스는 270야드 정도라고 생각했다. 3번 우드를 잡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캐디가 말렸다. “230야드 정도면 그린 앞까지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통 거리를 놓고 선수와 캐디의 의견이 다르면 선수가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스피스는 캐디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3번 우드 대신 유틸리티를 들었다. 공은 정확하게 그린 앞에 떨어졌고, 스피스는 이 홀을 보기로 막았다. 2∼3타를 더 잃고 우승에서 멀어질 최악의 상황에서 캐디와 함께 마음을 맞추고 룰을 잘 이용하는 머리를 사용해 덕분에 손실을 최소화했다.
스피스는 경기 뒤 “사실 그 샷을 한 이후 썩 기분이 좋진 않았다.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캐디가 옳았다”며 웃었다. 위기를 벗어난 스피스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기분이 한결 나아졌는지 라운드 초반 좋지 않았던 퍼트감각까지 살아났다. 14∼17번홀에서 버디∼이글∼버디∼버디로 5타를 한꺼번에 줄이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