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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사관 ‘찾아가는 영사서비스’ 인기

입력 | 2017-07-25 03:00:00

매달 전국 돌며 여권갱신 등 서비스… 민원 해결하며 만남의 장소로 활용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 물야디 영사(왼쪽)와 직원들이 ‘찾아가는 서비스’로 경남 김해 이슬람사원에서 자국근로자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여권 업무 등을 도와주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아파 카바르(Apa kabar·‘안녕하세요’라는 뜻의 인도네시아어)?”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서상동에 위치한 이슬람사원. 여권을 손에 든 인도네시아인들이 줄지어 사원으로 들어섰다.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찾아가는 영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대사관은 지난해 5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김해 대구 광주 제주 등 전국 6개 지역을 차례로 돌며 자국민을 상대로 여권 갱신과 여행증명서 재발급 등 각종 민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대사관 소속 물야디 영사(40)는 “김해시에만 1700여 명의 인도네시아 교민이 살고 있지만 대부분 공장 노동자여서 평일에 대사관이 있는 서울까지 올라오기가 쉽지 않다”며 “그래서 휴일에 방문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인터넷으로 사전에 신청을 하고 현장에서 본인 확인을 받아야 한다.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네시아인은 4만 명가량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 등 제조업 현장에서 일한다. 이들은 여권업무를 보기 위해 대사관을 찾는 일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에서 서울까지 오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내면 일당을 못 받는다. 또 일손이 바쁠 때는 고용주의 눈치도 보지 않을 수 없다.

‘찾아가는 영사 서비스’는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단순히 민원 업무를 보는 곳이 아니라 만남과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이날도 인도네시아인들은 순번을 기다리며 곳곳에서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웠다. 3년째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카르마디 씨(33)는 “대사관의 ‘찾아가는 영사 서비스’에 오면 고향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전날부터 마음이 들뜬다”며 웃었다.

일부는 영사 등 대사관 직원들과 고충을 상담하기도 했다. 대사관 직원 제니 씨(50·여)는 “임금 체불 등 고용주와 관련한 어려움이나 건강 문제, 고향 소식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해이주민인권센터가 준비한 특강도 열렸다. 센터 측은 최근 개정된 노동법 등 외국인 노동자들의 관심이 큰 사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