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교육청 ‘학생인권’ 초안 논란
서울시교육청이 초중고교생의 스마트폰 검사 및 압수를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또 만 18세부터 선거권을 주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이런 내용이 담긴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을 공개하고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 강당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200여 명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2012년 제정된 서울시학교인권조례에 따르면 학생인권종합계획은 3년마다 수립하게 돼 있다. 최종안은 10월경 확정된다.
이번 초안의 주요 내용은 △장애·빈곤·성소수자 등 소수자 학생 권리 보호 △두발 등 개성 실현과 프라이버시권 존중 △만 18세 선거권 등 참정권 보장 추진 △학교마다 학생인권상담창구 운영 △상벌점 제도 대안 마련 △교사 인권 보호와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이다.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에 포함된 ‘만 18세 선거, 만 16세 교육감 선거가 가능하도록 선거법 개정 추진’ 항목도 논란이 되고 있다. 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감과 시교육청의 권한을 넘어서는 선거연령 인하를 학생인권조례에 담으려는 데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수업시간에 정치·사회 현안 토론을 허용한 것도 쟁점이다. 임종근 잠일고 교장은 “그동안 정부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나 세월호 참사 등을 두고 계기수업 때 토론하지 못하게 했는데 이는 온당치 않다”고 했다. 그동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진행한 정치·사회 현안 계기수업은 편향적 시각을 주입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체벌을 금지하면서 학생을 통제할 수단으로 인식돼온 상벌점제는 대체 방안을 마련한 뒤 폐지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상벌점제 대신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준수하는 학습규칙(헌장)을 제정하도록 학교에 권고할 예정이다. 이에 학부모 노광진 씨는 “수업시간에 자거나 면학을 방해하는 학생들을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방치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학생인권종합계획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 교장은 “일선 학교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벌점제를 일괄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개선하고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