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인터아트채널 대표
간다라 미술전을 기획한 김양수 인터아트채널 대표. 김 대표는 “간다라 불교 미술은 이후 중국을 거쳐 백제 문화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한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양수 인터아트채널 대표(67)는 40여 년간 국내외 전시를 기획해 온 미술계 원로다.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1990년대 미국 생활을 지켜본 가까운 지인이기도 하다. 백남준 탄생 85주년이 되는 20일 ‘간다라 미술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그를 만났다.
서울대 미대 출신인 김 대표는 199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주해 화랑을 운영했다. 당시 그는 백남준과 뉴욕 소호 지역에 이웃해 살며 자주 왕래했다. 브루클린 미술관에 소장된 백남준의 작품 ‘경기 따라지’(1997년)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2000년 전 동방 원정을 떠난 알렉산더 대왕의 ‘침략했지만 파괴하지 않는다’는 철학 덕분에 간다라 지역엔 다양한 종교, 문화, 인종을 온전히 수용하는 독특한 예술 문화가 나타날 수 있었죠. 이번 전시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명상하는 부처상, 2∼3세기 편암. 페샤와르박물관 소장
알렉산더 대왕의 정신을 담은 유물을 소장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은 현재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와 인종 문제로 분쟁 중이다. 전시 말미에 지구 반대편에서 ‘다르다’는 이유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VCR도 상영된다.
김 대표는 “융합, 공존, 포용과 같은 간다라 미술의 정신이야말로 요즘 시대에 필요한 가치”라며 “이번 전시가 1시간 동안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나온 느낌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