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식스’ 강훈 대표 누구? 할리스 성공→카페베네로 스타벅스 이긴 ‘커피왕’

(동아일보DB)

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강훈 KH컴퍼니 대표(49)는 ‘할리스커피’, ‘카페베네’ 등 토종 커피전문점을 연달아 성공시켜 ‘커피왕’으로 불린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1세대 경영인이다.

1992년 신세계 공채 1기로 입사한 그는 식품사업부, 신혼생활관 등을 거쳐 1997년 스타벅스 국내 론칭 준비팀에 합류했다. 3개월의 미국 교육을 마친 그는 그해 11월 귀국했으나 당시 외환위기로 스타벅스 론칭은 무기한 연기됐다.

미국 커피시장의 성장세를 눈으로 직접 보고 온 그는 직접 커피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고, 퇴직금 1500만원으로 1998년 5월 강남역 지하 46㎡(14평)에 ‘할리스커피’를 창업했다. 토종 커피 브랜드 1호의 탄생이다.

1호점인 강남점을 시작으로 5년여간 가맹점을 늘려가며 할리스커피를 시장에 안착시킨 강 대표는 2003년 할리스를 매각한 뒤 2008년 카페베네로 옮겼다. 카페베네는 강 대표가 사장을 역임할 당시 설립 3년 만에 전국에 550개의 점포를 개장, 세계적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의 점포 수를 넘어선 대형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다.

강 대표는 이후 2010년 KH컴퍼니를 세우고 이듬해 카페베네를 퇴사하면서 ‘망고식스’라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그는 “망고식스는 설립 전부터 글로벌 브랜드를 염두하고 만든 브랜드였다”며 “국내에서는 300호점, 세계시장에서는 스타벅스와 견주는 한국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커피식스’, ‘쥬스식스’ 등을 운영하는 KJ마케팅을 인수하기도 했다.

망고식스는 만 2년이 채 안돼 국내 가맹점수 110개를 돌파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점차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매장 수가 계속 줄었다.

KH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감소했으며, 망고식스는 2015년부터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이런 가운데 ‘디센트’라는 새 브랜드를 시작하며 재기에 나서려 했으나, 결국 KH컴퍼니와 KJ마케팅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면서 이달 중순께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한편 25일 서울 서초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강 대표는 23일 지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회생개시절차 신청한 것을 언급하며 “많이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다음날인 24일 오후 5시 46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 상황으로 미뤄 일단 타살 혐의점은 없으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