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최원태가 선발투수로 연착륙 중이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면서 박세웅(롯데), 니퍼트, 장원준(이상 두산), 윤성환(삼성), 양현종(KIA) 등 쟁쟁한 리그 에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요즘 넥센의 에이스는 최원태(20)다. 장정석 감독도 “(최)원태가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투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015~2016시즌과는 완전히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원태는 2015년 넥센의 1차 지명을 받아 계약금 3억5000만원에 입단했다. 구단 역대 신인 가운데 최고액을 받았을 정도로 촉망받던 그가 올해 비로소 알을 깨트리고 나온 것이다. 2016 시즌에도 4~5선발 후보로 기대를 모았지만, 17경기에서 2승3패 방어율 7.23(61이닝 49자책점)의 부진한 성적만 남겼다. 잘 던지다가도 제구가 급격히 흔들린 탓에 무너지기 일쑤였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지 못하며 가을야구 경험을 미뤄야 했다. 이는 최원태에게 큰 자극이 됐다. 절치부심하며 올 시즌을 준비한 배경이다. 시즌 초반 박승민 투수코치의 조언을 듣고 직구 그립을 기존의 포심패스트볼 대신 투심패스트볼로 바꿔 잡은 것도 변화에 한 몫했다.
최원태는 25일까지 올 시즌 팀 내 가장 많은 17경기에 선발등판해 8승 6패, 방어율 4.96(103.1이닝 57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팀 내 최다승과 이닝, 삼진(85개)을 기록하며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다. 삼진/볼넷 비율도 지난해 1.83(42삼진·23볼넷)에서 올해 4.47(85삼진·19볼넷)로 상승했다. 특히 경기당 6이닝을 소화한 것은 리그의 에이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증거라 그 의미가 크다. 리그에 평균 7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규정이닝에 진입한 22명의 투수 가운데선 헥터 노에시(KIA)와 유희관(두산)이 가장 많은 평균 6.2이닝을 소화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