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코브
하늘을 담은 듯 유럽 명가호텔 실내풀의 우아함과 고급스럼을 두루 담아낸 맥퀸스 풀. 이 디자인은 같은 10층의 통유리창 실내 맥퀸스 라운지와 같은 데 풀 왼편의 창밖 테라스엔 온천풀도 있다.
마음과 영혼의 휴식을 이끄는 서점 겸 도서관 ‘어터널 저니’의 실내. 아난티코브의 시그니처공간이다.
지구촌 리조트의 첨단패션은 ‘해변을 낀’ 리조트에서 ‘해변을 버린’ 리조트로 선회한 지 오래. 바다는 더 이상 몸을 담그는 ‘욕장’이 아니다. 관조하고 소통하는 대자연의 일부로 불러들인다. 거기서 핵심어는 ‘일상으로부터 도피’나 ‘은닉’. 그래서 입지는 고립, 건축은 자연(바다 하늘 숲)을 포섭하는 친환경이다. ‘겟어웨이’(Getaway·도피)나 ‘하이드어웨이’(Hideaway·은닉)라 불리는 스타일이다.
기장의 바위해안을 끼고 조성된 아난티코브. 뒤로 대변항이 보인다.
현상의 추세 화엔 다수의 동참이 필수다. 겟어웨이 리조트도 그렇다. 아난티코브를 처음 찾은 이는 잠시 어리둥절해 한다. 해안은 바위투성이고 대중교통접근도 나빠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게 오감을 자극하고 내 몸과 머리가 원해왔던 것이란 걸 이내 깨친다. 그건 고립과 관조의 입지와 자연포섭 건축스타일에서 비롯된 원초적 반응. 여기 바다엔 인공이 거의 없다. 이따금 오가는 소형어선과 먼 바다의 화물선이 고작이다. 사람과 소음도 그렇다. 적막한 해안엔 산책로만 있을 뿐 해수욕인파도 비치파라솔도 없다. 뒤는 울창한 숲, 앞엔 바위해안이라 소음도 제로다.
펜트하우스 해운대의 인피니티 풀. 수평선을 향해 유영하는 특별한 체험이 기다린다.
아난티코브는 여러 건물로 구성됐다. 이중 숙소(3동)는 아난티펜트하우스와 프라이빗레지던스(이상 회원제), 힐튼부산(호텔). 나머지는 아난티타운(골목상가)과 워터하우스(온천욕장)등 부대시설이다. 시그니처 시설이라면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를 들겠다. 책을 구매할 수도 있는 도서관(500평 규모)으로 휴식 중에 책과 더불어 마음과 영혼의 여행도 즐겼으면 하는 대표 이씨의 바람을 담고 있다. 널찍한데다 천정까지 높은 객실은 평면을 2개로 분할(침대·의자/화장실·욕실·옷장)해 쾌적하다. 천정은 아파트(2.2m)나 리조트호텔(2.4¤2.5m)보다 높아 호텔은 2.8m, 펜트하우스는 3m에 이른다. 면적도 호텔 56㎡(17평), 펜트하우스가 60㎡. 보통 리조트호텔 객실의 1.5¤2배다. 객실마다 테라스와 통 유리창 공간의 전망욕실이 있다. 의자에 앉아서 혹은 욕조 물에 몸을 담근 채로 해맞이를 할 수 있다. 풀도 마찬가지다. 야외의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풀 수면을 수평선과 일치시켜 몸이 바다에 담긴 듯한 느낌이 들게 설계한 수영장)에선 수평선을 향해 유영하는 체험도 한다.
힐튼부산의 게스트 맞이 공간. 가죽의자는 편안한 휴식을 상징하는 오브제.
체크인까지 고객은 깜깜한 통로만 따른다. 그러다 라운지에서 갑자기 만나는 바다와 하늘의 화려한 실내. 거의 ’충돌 급‘의 만남이다. 거기서도 눈 여겨 볼 게 있다. 뚝뚝 떨어진 테이블과 그 사이를 장식한 서가다. 힐튼부산의 로비는 이렇다. 누구도 누구로부터도 방해되거나 되지 않으며 휴식하도록 설계된 감동적인 공간이다. 그 궁극엔 프라이버시 보장을 통한 휴식의 극대화가 있다. 프라이버시는 아난티가 편리함·가치와 더불어 추구하는 비전 중에 첫 번째. 식당과 정원 등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난티코브: 지난 1일 부산 기장군 1km해안가(기장해안로 268-31)에 개장. 일출을 객실에서 맞을 수 있다.
객실 - 힐튼부산(호텔): 310실 아난티펜트하우스 해운대: 90채 프라이빗 레지던스: 128채
부속시설 - 아난티타운: 국내 하나뿐인 로마의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커피숍), 이자카야 ‘자색미학’ , 반려동물 스파호텔 하울팟 등 라이프스타일 점포 15개가 골목길에 밀집.
워터하우스: 염화물 광천온천수(지하 600m)의 대형욕장과 사우나로 구성된 2000평 규모 온천시설.
이터널저니: 여행 철학 인문 음식 예술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거나 살 수 있는 지적놀이의 공간.
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