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조-금형-용접 등 제조업 근간기업, 마진율 낮아 외국인 근로자 의존 최저임금 인상에 수익 직격탄 정부 보전기준 맞추려 사람 안뽑고 “버틸 자신 없다” 폐업 고민 속출
24일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에 위치한 보은산업 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기계 앞에 앉아 금형 표면을 매끄럽게 손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은산업 제공
24일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에서 만난 보은산업 이준근 사장(65)은 책상에 어지럽게 널린 6월 외국인 노동자 월급 명세서를 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16.4%로 결정된 뒤 이 대표는 보은산업에서 근무하는 12명의 외국인 노동자 임금 상승분을 계산했다. 기본급 상승 금액만 따져도 ‘월 400만 원, 1년 4800만 원’이 추가로 들었다. 특근이나 잔업을 포함하면 액수는 더 늘어난다. 어깨를 떨어뜨린 이 대표는 “버틸 여력이 없다. ‘폐업’이라는 결론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티원 박성제 사장(59)은 “정규직을 채용하기보다 그때그때 수주 물량에 맞춰 일용직을 고용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며 “정부가 인건비 부담 증가의 일정 부분을 재정으로 보전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 요건조차 나오지 않은 데다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몰라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수혜자는 외국인 노동자’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근로계약을 하는 단순노동직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201만 명 중 단순노무직 위주의 제조업 취업 외국인은 26만9000여 명(2017년 5월 기준)이다. 올해 7조7215억 원인 인건비는 내년 최저임금 상승률을 적용하면 8조7967억 원으로 오른다. 중소기업 부담액이 약 1조752억 원 증가한다는 뜻이다. 중기중앙회는 한 달 평균 209시간 일하는 것을 기준으로 기본급과 초과근로수당 등을 합산했다.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은 3, 4차 협력사 등 몇 년 후를 내다보지 못하는 경영을 하는 영세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크다. 지속성이 없는 정부의 임금 보전 방식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안산=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