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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 살려 요리 봉사,나눔의 기쁨 깨닫죠”

입력 | 2017-07-27 03:00:00


5월 전남 곡성의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삼강원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는 전남조리과학고 학생들. 전남조리과학고 제공

김은총 전남조리과학고 3학년

전남조리과학고 학생들은 기본 교육과정을 통해 조리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자세와 위생 개념, 조리 기초 등을 배운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매주 월요일 각자가 속한 전공 동아리에서 자율적으로 조리 실습을 한다. 한식, 양식, 제과, 커피, 분자요리 등 다섯 분야의 동아리 회원들은 토론과 실습을 통해 얻은 자신들만의 레시피로 요리를 만든다.

이 동아리들은 각자의 재능을 토대로 지역 곳곳에서 봉사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학교는 지역의 여러 공동체와 협약을 맺어 학생들이 재능기부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자율동아리 시간에 이뤄지는 ‘전공 동아리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보람이 생기고 우리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도 높아진다.

전남 곡성의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삼강원에서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다. 궁중떡볶이를 같이 만들었는데, 지적장애인들과 요리 실습을 하려면 많은 배려와 함께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함께 요리할 때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도 컸다. 또 곡성 다문화지원센터에 봉사활동을 갔을 때는 다문화가족들과 고구마 경단, 타르트, 멜론 빙수를 만들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느꼈다.

전남 목포의 하나노인복지관에서는 추석맞이 봉사활동을 했다. 전과 잡채, 송편 등을 만들면서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었다. 학교에서 만든 단팥빵을 곡성 지역아동센터와 다문화지원센터, 삼강원 등에 전달하며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또 날씨가 쌀쌀해지면 전교생과 선생님들까지 나서서 김장을 해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김치를 선물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나가기 전에는 이런저런 걱정이 많다. 먼저 레시피를 고민해야 한다. 실습을 할 때 반죽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반죽을 현장에서 만들어야 할 때는 실패할까봐 마음을 졸이기도 한다. 하지만 음식을 나누면서 큰 기쁨을 얻는 것을 보면 우리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요리를 이용한 봉사활동을 하며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을 익히고, 재능기부 과정에서 감동을 느꼈다.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삶이 더욱 즐겁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졸업 후 직장생활은 서툴고 힘들겠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의 성숙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전남조리과학고의 다양한 재능기부 봉사활동은 사회로 나가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은총 전남조리과학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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