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오늘(7월 27일)은 유엔군과 북한군이 6·25전쟁 휴전협정서에 조인(調印)한 날입니다. 휴전을 하기로 했으면 이를 외부로 알릴 필요가 있을 터. 군대에서는 무전병이 이런 업무를 맡습니다. 당시 이 소식을 전한 무전병은 바로… (제목을 보고 다 아셨겠지만 모르시는 척!)
송해 선생님(90)이었습니다.
모스 부호는 점(・)과 선(-)을 섞어서 글자를 조합하는 통신 수단입니다. 이 부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모스 부호를 접해도 무슨 뜻인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지만 한번 배우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게 됩니다. 송 선생님은 “자동차 광고를 보는 데 모스 부호 소리가 들려 놀란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업체 홍보처럼 비출까 봐 광고를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찾으실 수 있습니다.)
원래 북한에 있는 황해도 출신인 송 선생님은 6·25전쟁 당시 남쪽으로 건너와 한국군에서 근무했습니다. 월남 과정에서 바다를 건너 오면서 본명인 복희 대신 바다 해(海)를 예명으로 쓰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예명에 담은 겁니다.
송 선생님은 금강선 관광을 처음 시작할 때는 ‘유람선 노래자랑’, 나중에는 전국노래자랑 평양편 진행을 맡아 북한을 찾았습니다. 그래도 누이 동생을 비롯한 가족은 만날 수는 없었다네요. 송 선생님은 “가족들이 제발 살아있기만을 기도한다”고 자주 말하곤 했죠. 하루 빨리 송 선생님을 비롯한 실향민들이 마음껏 고향을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 좋겠습니다.
그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모스 부호로 쓴 ‘송해 선생님 건강하세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