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논란과 실언으로 비판을 받아온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27일 돌연 사임 의향을 굳혔다고 NHK가 보도했다.
그간 남수단 평화유지활동(PKO) 관련 문서의 은폐 의혹에 휩싸였던 이나다 방위상은 이 문제에 대한 특별감찰 결과가 28일 공표될 예정인 가운데 “스스로도 감독책임을 지겠다”며 이같은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방위성은 PKO부대의 일일기록에 대해 육상자위대가 파기했다고 설명해왔으나 실제로는 전자 데이터가 보관돼 있던 것이 밝혀져 올 3월부터 방위성 방위감찰본부가 사실관계 규명을 진행해왔다.
야당 측은 이같은 의혹에 더해 이나다 방위상이 7월 2일 시행된 도쿄도의원 선거 응원연설에서 “방위성, 자위대로서도 부탁드린다”며 투표를 요청한 일 등을 들어 파면을 요구해왔다. 이 발언은 자위대의 정치 독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집중적으로 받았고, 자민당의 선거 참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NHK는 이나다 방위상이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며 아베 총리는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개각 전까지는 다른 각료에게 방위상 업무를 겸무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극우논객 출신으로 ‘여자 아베’라 불릴 정도로 아베의 측근이던 이나다 방위상은 이 개각에서 경질 1순위로 꼽혀왔다.
그는 지난해 말에는 아베 총리가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전쟁 희생자를 위령한 직후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주변국들의 반발을 불렀다. 또 올해 3월에는 국유지 헐값 매각 의혹을 받은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과 관련해 과거 이 재단의 변론을 맡았던 사실이 들통나기도 했다. 같은 달 제국주의 교육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나다 방위상이 아베 내각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그에 대해 정부 내에서도 “더는 두둔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으며 비판의 화살은 그를 감싸기만 하는 아베 총리에게도 향하고 있었다.